Latte is Horse

LATTE

Latte is Horse
전 세계에 팬을 두고 있는 BTS의 영상에 이 자막이 달리자 외국인 팬들의 궁금증이 폭발했다. 커피가 왜 말이지?

경험이 정보가 되어 나이가 들수록 지혜로운 사람일 수 있었던 옛날과 달리 지금의 어른은 안타깝게도 그 위상이 너무 내려갔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알아낼 수 있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한 인간이 경험한 정보란 너무나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나 때는 말이야.”는 “Latte is Horse”로 놀림 받는 수모를 겪으며 경험을 나누어주려는 사려 깊은 어르신의 말씀이 아닌 이른바 꼰대로 가는 대기열의 번호표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요즘은 젊은 꼰대라고 느껴지는 사람도 많다고 하니 아직 젊다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다.

유중교는 19세기 후반, 정치적으로 어지러웠던 조선 말기에 시대를 구하기 위해 애쓴 사상가이자 활동가이다. 독서를 해야 한다는 말은 워낙 많이 듣다 보니 새로울 것이 없지만, 독서를 할수록 악이 자라난다는 말에 왠지 요즘 세상에서 느껴지는 부조리의 원인이 한 꺼풀 벗겨진 듯 시원하다.

나이와 상관없이 꼰대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맹목적으로 믿으며 상대에게 강요해야 한다. 일단 그러기 위해서는 뭐든 알고 경험한 것이 조금은 있어야 한다.

“스스로 다스릴 수 없으면, 독서를 많이 할수록 악이 날로 자라고, 견문이 하나 늘면 교만이 하나 늘고, 문장이 한 단계 더하면 방종이 한 단계 더한다. 그리하여 작게는 한 몸을 그르치고, 크게는 한 시대에 화를 입힌다.”

유중교 선생의 말을 더 들어보니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없는 사람은 아는 것이 많을수록 더 높은 꼰대력을 가지고 세상에 해악을 끼침이 분명하다. 뉴스를 통해 접하는 그분들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솔직히 말하면 20대들과 대화를 할 때 나도 모르게 “내가 해봤는데”, “내가 아는데”, “나 때는” 소리가 수시로 나오고 있어서 아차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거짓말도 아니고 진짜 해 본걸 해 봤다고 말했을 뿐인데 뒤에서 꼰대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살짝 억울하기도 하다.

그래서 나이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이 나왔겠지. 물론 많은 경험을 하고 지식을 쌓는 것은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하여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시대의 악(惡)이 아닌 선(善)이 되기 위해서는 할 말이 있어도 굳이 하지 않고 참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다스려(自治) 높은 경지에 이르는 요즘 시대의 수련법이 아닐 수 없다. “나 때는 말이야.” 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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