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同學)

ponds

코로나로 녹화 수업으로 연수과정을 보내 연수생일 때는 아는 사람이 드물었지만 연구과정에 들어와서는 대면 수업이라 다들 얼굴을 자주 보고 친해질 기회도 많았다.

스터디를 통해 함께 공부를 하기도 하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서로 물어보기도 하며, 특히 20살 때 술을 바짝 마시고 그 뒤로는 전혀 취해보지 않았는데 오래간만에 술도 얼큰히 취해 숙취도 느껴보았다.

초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선생은 졸업하면 끝이지만 동학은 앞으로의 평생 물어볼 수 있는 선생님이니 동학과 친하게 지내라.”라는 말씀을 하셨다.

성리서 선생님도 바둑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해 주시기를 “바둑을 18급 두는 사람끼리 10년을 산속에 들어가서 연구해도 소용이 없다. 한 번 물으면 해결될 일이다.”라 하셨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혼자 머리를 싸매고 끙끙거리며 해결하지 못하는 것보다 오히려 한 번 묻고 해결하면 될 일이다.

麗澤은 兌니 君子以하야 朋友講習하나니라

이택은 태이니 군자가 본받아 붕우가 강습한다.

-《주역》 태괘(泰卦)

《주역》 태괘(泰卦)에서 나온 말로 ‘이택(麗澤)’이란 두 못이 붙어 있어서 서로 물을 대어주는 의미이다. 그래서 붕우간 서로 도와 학문함을 의미한다.

이번에 연구과정에 들어와서 나는 9명의 동학이 생겼다. 이들은 앞으로 나의 몽매한 질곡을 벗겨줄 선생님이자 풍부한 경험으로 도움 줄 인생 선배이기도 하다. 그리고 박수가 손바닥 양쪽이 부딪혀야 소리가 나듯 ‘이택’도 한쪽만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나 또한 앞으로 계속해 강습하고 익혀 익우(益友)는 되지 못할지언정 손우(損友)는 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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